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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 - 유시민 얼마 전에 또 다른 방구석 여행을 마쳤다. 이번에는 유시민 작가가 쓴 이다. 이 책은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에 대한 여행기이다. 일단 사람들의 평을 좀 살펴보았는데, 아무래도 정치, 경제, 역사에 해박한 유 작가에 대한 기대감과 사람들이 일반적인 여행기에서 읽게 되는 감성 간의 미묘한 부조화에 때문인지 호불호가 좀 있는 듯했다. 나는 역사를 좋아하는지라 기왕 읽는 거 각 도시에 대한 역사 이야기가 많이 담겼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구매해 보았다. 유럽 도시 여행이라는 소재로 유 작가가 어떤 식으로 여행기를 풀어 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하였다. 고맙게도 작가는 각 도시에 대한 역사 및 세계사적 의미를 세세하게 짚어나갔다. 물론 짧은 책 안에 그 장구한 도시 이야기를 다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주일학교 수업 성당 주일학교에서 유치원, 초등 1학년 합동 반을 맡은 지 올해로 5년째이다. 원래 어린아이들을 안 좋아하는 성격인데, 아이 둘을 낳아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아이들에 대한 마음가짐도 훨씬 따뜻해진 것 같다.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내 모습에 내심 놀라면서, '그래, 내가 이런 식으로 성장해 가는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보통은 12-15명 정도의 아이들과 한 공간에서 복작복작 거리며 수업을 진행하곤 하였는데, 이번 학기는 주일학교 수업이 모두 원격 수업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주일학교를 신청한 우리 반 아이들의 숫자도 4명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미래의 직업들 중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 중 하나가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모르긴 해도 앞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
한국 마트 장보기 다음 주가 추석이고 해서, 아니 사실은 갈 때가 되어서 오랜만에 한인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이 큰 미국에서 한국 장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은데, 보스턴 주변에는 다행히 한인 마트들이 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시내에 오래된 작은 한인 마트들이 몇 군데 더 있었나 보던데, 대형 한아름 마트가 두 개나 생긴 바람에 이들 작은 마트들이 문을 닫았다고 들었다. 내가 늘 가는 한아름 마트는 우리 집에서 운전해서 50분 정도 걸린다. 나는 멀다고 투덜거리곤 했는데, 남편 말이 미국에서 당일 치기로 갔다 올 수 있는, 그것도 한 시간 이내에 위치한 한인 마트가 있다는 것을 행운으로 생각해야 된단다. 그러고 보니 한인들이 많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하룻밤을 자면서까지 타주로 원정 쇼핑을 다녀온다는 얘기를 들었었..
생일 케이크 지난 금요일은 남편의 생일이었다. 남편은 몇 년 전부터, 생일을 맞이하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 안 하여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서 나와 남편 생일 때는 케이크에 초를 꽂을 때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딸아이는 나와 다르게 베이킹 특히 달달한 케이크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 생일 파티에 가면 친구 엄마들이 근사한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내놓는데, 집에 돌아오면 케이크가 얼마나 맛있었고 또 얼마나 예뻤는지 몇 날 며칠을 얘기하곤 한다. 이 엄마는 그런 케이크 장인이 아닌지라 살짝 미안하긴 한데... 어찌하리. 결국 딸아이가 직접 케이크 만들기 도전에 나섰다. 베이킹 책과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케이크 종류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조금씩 실험도 해가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
코스코 장보기 펜데믹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 번, 또는 열흘에 한번 정도 코스코에 장을 보러 나간다. 그리고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번 정도는 월마트와 한인 마트(H Mart)에 가서 그 외 필요한 것들을 사 온다. 가급적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 4, 5월은 장 보러 나가기도 겁이 나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모여들다 보니 배달 예약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코스코에 가보면, 쌀, 휴지, 손세정제 등등이 재고가 없어 구하기 어려웠고 심지어 고기도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원하는 것(특히 닭고기)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한동안 지속되었었다. 재고가 있다고 해도 한 가정당 구매할 수 있는 개수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었고, 사재기가 심한 몇몇 품목의..
이 시기의 걱정들, 그리고 플루샷 큰 아이가 홍콩에 있는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친했던 친구 둘이 있다. 한 명은 홍콩인, 그리고 나머지 또 한 명은 일본인이다. 학교가 끝나면 플레이 데이트도 자주 하고 그러다 보니 엄마들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러다 우리 식구가 먼저 미국으로 떠나오게 되었고, 홍콩 친구네는 일 년 후에 아이 교육을 위해서 아이와 둘이서 영국으로, 그리고 일본 친구네는 계속 홍콩에 남아있었는데 조마간 일본으로 돌아갈 계획이라 하였다. 우리는 다 같이 사춘기의 딸아이를 키우고 있고 그리고 어느 드라마 속 대사처럼 '엄마'가 처음이기에, 거기에 더하여 이민 생활로 인한 고단함, 정서적 유대감을 나누고자 종종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어제는 오랜만에 홍콩 엄마가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모두 잘 지내고 있지? 이제 애들은..
개학을 앞두고 다음 주 수요일이면 아이들 학교가 개학을 한다. 미국은 주마다, 그리고 같은 주 안의 타운 별로 방학이나 개학을 시작하는 날짜가 다른데, 여기 매사추세츠는 많은 타운이 Labor Day(9월 첫째 주 월요일) 직후에 개학을 한다. 우리 타운의 경우는 원래 Labor Day 이전, 그러니까 8월 마지막 주에 개학을 하였다. 우리가 사는 곳은 나름 유서 깊은 유대인 타운인데, 내 생각에는 유대인들의 주요 명절을 지키면서 수업 일수를 맞추려다 보니 조금 일찍 개학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주정부 차원에서 학교 운영을 위한 새 교육 지침이 급하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그에 맞추어 학교와 선생님들의 준비 기간이 좀 더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들로 올해 모든 학교의 개학이..
도서관, 그리고.. 막내를 위해 대여했던 책을 반납하러 오전에 동네 도서관에 다녀왔다. COVID로 인한 안전 문제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였으며, 모든 책 반납은 건물 밖에서 이루어졌다. 낡고 오래된 작은 도서관이고 오래된 책 냄새와 큼큼한 카펫 냄새를 은근히 즐겼는데, 몇 년 전에 치러진 주민들 투표 결과에 의해서 조만간 새 도서관이 지어질 예정이다. 조감도를 얼핏 봤었는데, 새로 지어질 건물은 요즘 유행하는 신식 스타일로 단정하고 반듯한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불평불만이 많았던 협소한 공간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길 기대해 본다. 데보라 샘슨(Deborah Sampson).미국에 와서야 처음 알게 된 사람인데 미국 역사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다. 미국 독립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