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21일.
아들아이가 2박 3일의 보이스카웃 캠프에 다녀왔다. 첫 캠프인지라 모르는 것도 많고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지만, 그래도 무사히, 잘 다녀왔다.


캠프 장소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Camp Sayre, New England Base Camp이다. 큰 나무들이 우거진 정말 멋진 곳이다.
보이스카웃 아이들은 스스로 모든 일을 하게 되어 있다. 커다란 백팩을 메고 수레를 끌며 서로 도우면서 가는 뒷모습이 얼마나 든든하던지. 집안의 막둥이로서 온 식구의 보살핌에 익숙해 있던 우리 아들내미였기에, 이런 경험을 통한 성장은 특히나 중요할 것이다.

캠프 사이트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적당한 자리에 텐트를 쳤다. 가족과 함께 텐트에서 자본 적은 있지만 홀로 자는 것은 처음인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둘째 날은 오후부터 그다음 날 아침까지 세찬 바람과 함께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질 거란 예보가 있었다.
다행히도 아들아이는 두 밤 모두 아주 아주 잘 잤다고 하였다. 놀랍게도 나 역시 폭우 소리에도 집에서 편한 마음으로 잘 잤다. 신기하네, 야외 취침 중인 아들내미 걱정이 안 들었다는 게.


둘째 날 아침,
큰 아이들 위주의 4 마일 하이킹이 있었다. 이 아이들은 그다음 주 무거운 백팩을 메고 꽤 진지한 하이킹을 할 예정인데 워밍업 차원에서 이 날 미리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아들내미는 며칠 전 배드민턴을 하다가 발목을 접질리는 바람에 한동안 제대로 걷지 못했던지라, 이번 캠프에서 하이킹은 하지 않기로 나와 미리 얘기가 되었었다. 그런데 발목 상태가 나았다고 생각되었는지 하이킹 그룹에 합류를 한 것이었다. 나도 이때 현장에 있던 다른 부모가 보내 준 사진을 보고서야 알았다. 어 왜 우리 아들이 저 팀에 끼어있지? 다행히도 하이킹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었고 아들의 발목도 별 탈 없었다 하니 확실히 다 나았나 보다. 잘했다 아들아!
일요일이 아이를 픽업하는 날이었는데, 나는 성당 주일학교 일정 때문에 못 가고 남편이 대신 갔었다. 남편 왈, 캠프 사이트에 도착했더니 다른 아이들은 이미 짐을 다 챙겨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들아이는 그제야 잠에서 덜 깬 표정으로 텐트에서 기어 나오더란다. 아이고야. 아들아이가 잠을 그만큼 잘 잤다는 것, 단체 캠프 생활이 처음이라 스케줄에 맞춰 이른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는 것, 또 하필이면 이 날 기상나팔을 불어야 하는 아이가 다른 일이 있어 아침 일찍 떠났다는 것. 뭐 대충 이런 상황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아들아이의 보이스카웃 첫 캠프는 신나게 잘 끝마쳤다.
여름 방학 때는 일주일의 긴 캠프가 있는데, 이번 경험을 토대로 장비 관련하여 몇 가지 미리 점검하고 구매해야 할 부분이 있다. 부피가 작으면서 따뜻한 슬리핑백, 비바람에 끄떡없는 초경량 개인 텐트, 넉넉한 사이즈의 물병, 편한 하이킹 신발 등등. 이건 어디까지나 엄마의 몫.
아이고야 할 일이 자꾸만 늘어만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