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Bar Mitzvah

 

아들내미가 유대인 친구 Matthew의 바 미츠바(Bar Mitzvah)가 되는 의식에 초대를 받았다. 바 미츠바는 '율법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 의식은 유대인들에게 있어 결혼식 못지않게 큰 행사라고 한다. 남자아이들은 13살, 여자 아이들은 12살이 되면 성인식(남자는 Bar Mitzvah/ 여자는 Bat Mitzvah가 되는)을 갖게 되는데, 이는 유대인 법과 전통에 의해 성인으로서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고 한다. 실제로 아이의 아버지는 "저를 이 아이에 대해 책임질 역할에서 벗어나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10대의 두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요즘 나의 고민과 연결되어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같다). 이렇게 성인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 대중 앞에서 토라를 읽는다거나 법원에서 증인이 될 수 있고, 조직 내에서 특정 책임을 갖거나 직분을 가지는 등, 유대인들의 공동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초대장

 

 

이 의식과 관련하여 매튜는 우리 아이에게 행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드레스 코드는 어떠한지 미리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단다. 

 

- 매튜 : 처음엔 종교의식이 있어. 그런데 많이 지루할 거야.

- 아들 : 괜찮아~! 나 기독교인이라 그런 거에 익숙해 (... 응? 아들아?).

 

이후 행사에 다녀온 아들내미 왈,

 

-  엄마~  다른 애들은 계속 핸드폰 들여다보고 그랬는데 나는 너무 재밌었어. 매튜가 앞에서 말할 때 웃긴 농담도 많이 하고 그랬거든. 솔직히 미사보는 것보다 덜 지루했어.

 

이 얘기를 듣고 나는 깔깔 웃고 말았다. 그래, 그 지루한 미사가 너의 참을성과 인내력을 단련시켰구나.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중요한 거란다. 

 

 

 

선물과 카드

 

 

선물로는 보통 기프트 카드나 체크, 현금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던데, 특이하게도 18의 배수에 해당하는 액수로 정하여 준다고 한다. 아마도 유대인에게는 행운의 숫자인가 보다. 나는 18의 배수가 맞는지 계산기 두들기며(슬프게도 요즘 사칙연산에 어려움을 느낀다) 나름 성의껏 체크를 준비하였고 아들아이는 매튜에게 줄 축하 카드를 썼다.  

 

 

 

정장 피팅 중

 

 

정장 입을 일이 거의 없는지라 아이도 어색해하고 나도 어색하고... 다행히 간당간당 딱 맞는 검은색 정장이 있어 이걸 입기로 결정했다.

 

 

 

매튜와 함께

 

 

워낙 큰 행사이다 보니 호텔에서 리셉션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는데, 아들내미는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사진과 동영상을 이것저것 많이 찍어왔다. 예전에 유대인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장면들 그대로라 흥미로웠다. 

 

 

 

 

아이가 받아온 선물들

 

 

 

아이는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말투를 보건대 엄청 즐거운 밤을 보낸 것 같았다. 아들내미의 말에 의하면 신나는 음악, 맛난 음식들, 춤과 게임이 함께한 파티였단다.

 

주말 밤 이렇게 오랜 시간 홀로 내보내는 것이 처음인지라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니 마음이 놓였다. 아들내미가 또 한 계단 성장한 것 같아서 대견하기도 했고 말이다. 귀한 자리였기에 평생 기억할만한 추억이 또 하나 생겼겠구나 싶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12월  (0) 2023.01.19
추수 감사절 in 2022  (0) 2022.12.10
견진 성사  (0) 2022.06.18
레몬 이야기  (0) 2022.04.13
봄이, 희망이, 오려나  (0) 2022.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