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왜 이리 빨리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11월의 밀린 후기를 사진과 함께 간단하게 남겨놓을까 한다.



올 가을의 단풍은 정말 풍성하고 예뻤다.
아침마다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서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단풍나무들을 즐기는 일은
나에겐 그야말로 힐링 타임이었다.
따로 단풍 나들이를 떠나지 않아도
아쉽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11월이면 잔디 깎는 분들이 와서 뒷마당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낙엽도 청소해 준다.
그러나 이분들이 가고 난 후에도
낙엽은 계속 떨어졌다.
나머지는 남편 몫.

11월은 결혼기념일이 있는 날이다.
올해는 동네 로컬 레스토랑인 Thyme에서
딸기 쇼트케이크를 주문해 보았다.
많이 달지 않은 폭신폭신한 홈메이드 스타일의 케이크.
겉모양이 화려하고 세련된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내 마음에 든다.
안타깝게도 우리 아들은 딸기를 싫어한다. 아마도 한국 딸기를 못 먹어봐서인 것 같다. 딸아이는 어릴 때 먹어봤던 한국 딸기맛을 아직도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들은 딸기 케이크를 먹을 때 보통은 안에 들어있는 딸기를 걷어내고 먹곤 했는데 이 케이크는 딸기와 잼이 너무 많아 아들이 먹을 게 없을 정도였다. 결국 아들은 울상을 짓고 말았다. 다음에는 딸기 없는 케이크를 사야겠다. 참고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는 초코가 들어가서 남편이 안 먹는다.
하아.
11월 대미를 장식한 땡스기빙.
사실 올해는 그다지 흥이 나질 않았다. 그래도 땡스기빙 만찬을 준비하기는 하였다.

우리 집 식구는 칠면조를 싫어하는지라 칠면조 대신
생닭을 사서 버터 마늘 오븐구이를 해보았다.

사 먹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부턴 그냥 사 먹는 걸로.

통닭과 함께 오븐에 들어갔다 나온 각종 야채들.

아스파라거스 구이

칠면조 가슴살과 햄.
우리 가족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땡스기빙이니
간단하게라도 차려보았다.

옆집 중국인 엄마가 스프링롤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들내미가 며칠 전에 스쿨버스 안에서
그 집 딸에게 넌지시 말하였단다.
너네 엄마가 만든 스프링롤이 맛있어서
또 먹고 싶다고.
올해 땡스기빙 만찬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메뉴는...
이 스프링롤이었다.

얼렁뚱땅 급하게 차려낸 땡스기빙 만찬

땡스기빙 연휴 동안 아이들은 한국의 가족에게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꾹꾹 볼펜으로 눌러쓰는 아들내미.
여전히 서툴지만...
정수리와 얼굴 볼살은 너무 귀엽다.
2021년 11월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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