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창문 밖을 내려다본 나는 나도 모르게 헉! 하고 외마디 소리를 내었다.

지난밤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떨어진 낙엽들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룻밤 사이에 수많은 낙엽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이 괜스레 낯설었다. 내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모든 것이 유난스러워 보인다.
- 와~ 저거 언제 다 치우냐.

내 외침 소리를 어떻게 들었는지 이 날 오전에 낙엽 치우는 아저씨들이 왔다. 이 분들은 봄, 여름에는 2주마다 우리 집 마당의 잔디를 깎아주고, 가을과 봄에 각각 한 번씩 낙엽 청소도 해 준다. 그런데 올해는 나무에 붙어 있는 잎들이 아직 저리도 많은데 너무 일찍 낙엽을 치우러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들이 돌아간 후 우리 집 마당은 아주 잠시 깨끗해졌으나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들로 이내 곧 다시 채워졌다. 날 봐서 온 가족을 동원하여 갈퀴와 충전 송풍기를 이용해 남은 낙엽을 치워야지 싶다.




갈 때마다 분위기가 바뀌는 Moose Hill.
지난 몇 주 동안은 단풍 때문인지 주차장이 꽉 차서 길거리에까지 사람들이 차를 댔다. 원래 한산한 곳인지라 우리 가족이 즐겨 찾는 곳인데, 가족 단위로 많이들 방문해서 한동안 다니기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요 근래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지고 낙엽이 많이 떨어지면서 원래의 그 한적한 Moose Hill로 돌아왔다.
얼마 전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쓰기가 의무화되면서 예전에는 한두 명씩 보이던 노 마스크 등산객들도 이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Hello", "Good Morning" 같은 가벼운 인사말 조차도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건네고, 재채기를 하면 주변 사람들이 웃으며 "Bless you!"라고 얘기해 주었는데 이젠 그런 말을 들어 본 지 오래되었다. 우리 곁을 지나가던 어떤 꼬마 아이가 재채기를 하자 그 엄마가 우리의 눈치를 보며 아이에게 "Bless you."라고 조그맣게 속삭였을 때, 문득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나는 괜찮다는 표시로 애써 웃어주었지만, 내 미소를 보여주기에는 마스크가 너무 크게 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산책을 끝내고 주차장으로 걸어 나가는데 입구 쪽에 몇몇 젊은이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유심히 살펴보니 Moose Hill에서 사슴 사냥을 하지 말자는 시위였다. Moose Hill에서는 사슴을 사냥할 수 있는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 아마도 사냥 시즌이 돌아왔나 보다. 내가 그들의 사진을 찍자 그들은 나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고 나는 엄지를 들어 올리며 화답해 주었다. 사실 내가 그들의 주장에 동조했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사슴 사냥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도 없거니와 오히려 개체수 조절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그들에게 엄지를 들어 올린 것은 그들의 메시지에 대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그들의 열정 때문이었다.
조심스러운 세상이지만, 그리고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계절이 돌아왔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자기 할 일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