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이가 학교에서 보스턴 시내로 현장 학습을 다녀왔다. 엄밀하게 말하면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갔다 온 것이었다. 원래 이 행사는 10학년부터 소속돼 있는 Tri-M music honor society 학생들 대상이었으나 오케스트라부의 9학년 학생들도 신청할 수 있다고 하여 운 좋게 아들아이도 참여하게 된 것이다.
1교시 수업만 마친 아이들은 음악 선생님들의 인도하에 동네 기차역까지 걸어갔다. 그곳에서 열차를 타고 보스턴 시내에 가서 프루덴셜 몰에서 점심을 사 먹고 간단한 쇼핑을 하는 개별 시간을 가졌단다. 그리고 보스턴 심포니 홀로 이동하여 공연을 감상하였다. 공연곡은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불새'였다고 하며, 그 외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의 솔로 공연도 있었다고 한다. 집에서 발레나 뮤지컬 공연은 데리고 다녀봤지만 심포니 홀에서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아들아이에게는 꽤나 인상 깊었나 보다.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는 '불새' 음악이 너무 좋았고 바이올리니스트도 엄청 잘하더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학교 아이들 공연과는 수준이 달랐을 것이었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아이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겠구나 싶다. 참고로 아들아이는 최근 친구들과 챔버 오케스트라를 결성하였다. 그 과정이 약간 코믹한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 보겠다. 중요한 건, 아이가 요즘 비올라 연습을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긴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행이다 싶다.
교육과 문화의 도시인 보스턴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비싼 집값과 높은 물가, 혹독하고 긴 겨울 날씨는 단점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장점도 너무나 많은 도시인지라 요즘 들어 보스턴이 더 좋아진다. 물론 10년 넘게 살다 보니 그만큼 익숙해지고 정이 든 점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을 감사해하며 충분히 잘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아이가 찍은 사진들이 참…
건질 게 없다. 뭘 찍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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