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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름 가족 여행 4


하얏트 리젠시 체서피크 베이.

우리 동네에 사는 J 언니가 추천해 준 곳이다. 보스턴에서 거리상 부담 없이 갔다 올 수 있는 리조트라면서. 마음이야 동남아나 캐러비안 섬의 (럭셔리) 한적한 리조트에 한 일주일만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다 왔으면 좋겠지만, 여기라도 어디냐 싶었다.

리조트 안에서의 3박 4일은 온전한 쉼이었다. 푹 자고, 수영하고, 먹고, 또 자고, 수영하고, 먹고…

리조트에는 3개의 큰 수영장이 있었으며 아이들은 이쪽저쪽을 오가며 정말 신나게 놀았다. 다 큰 아이들이니 일일이 쫓아다닐 필요도 없고 자기들끼리 사이좋게 잘 노니 나는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하면 되었다.


 

 

 

 

 

 

 

 

배는 그냥 구경만.

 

직원들은 친절하고 호텔 음식도 좋았다(본래 사 먹는 음식, 남이 해주는 음식은 다 맛있지 않나?). 떠나야 하는 게 아쉽지만, 온 가족 잘 쉬었으니 그럼 됐다.



블루크랩과 옥수수

 

메릴랜드를 떠나기 전, 이곳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체서피크 블루크랩 전문점을 찾아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현지인이 알려준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외진 타운에 있는 작은 동네 식당이었다. 아들내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전화 주문을 받고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가자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누나처럼 보이는 젊은 여자가 우리의 주문을 받았는데 아마도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인 듯 보였다. 동네 사람들이 들려 서로 인사하며 잡담을 나누었다. 우리는 누가 봐도 외지에서 온 여행객이었다. 블루크랩을 먹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누나와 남동생들은 서로 가르쳐준다며 티격태격 싸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국 누나 승. 누나가 설명을 마치고 돌아가자 어린 남동생들이 우리 옆 테이블에 슬금슬금 와 앉아서 우리가 먹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민망하게스리. 그러고는 제대로 먹는 것을 확인한 후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체서피크 블루크랩의 맛은?
크.. 정말 정말 정말 맛있었다. 꽉 찬 살은 탱글탱글 촉촉하였으며 게살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찌~인하게 느껴졌다. 평소 던지니스 크랩과 스노우 크랩을 자주 사 먹는데, 블루크랩의 맛을 알고 나니 그동안 맛있다며 먹어왔던 다른 게들의 맛이 싱겁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사이드로 주문한 옥수수도 보기와는 달리 너무 맛있었다. 옥수수 좋아하는 남편은 맛있다며 계속 감탄을 하며 먹었다. 운전 중에 도로 양쪽에 옥수수밭이 펼쳐져 있길래 여긴 중서부도 아닌데 왜 하필 옥수수를 심었을까 이런 얘기를 남편과 했었는데, 이 옥수수도 지역 특산물이었구나 싶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뉴저지로 향했다. 그리고 뉴저지 포트리의 유명 감자탕집에 들러 저녁 식사를 하였다. 사람들이 많아 30분 넘게 대기했던 것 같다. 음… 맛은 기대보다는 별로였다. 하지만 한인 타운 내 한국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는 그 특유의 시끌벅적한 밤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감성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호텔에서 아침에 내다본 전경은 멋졌다. 복잡한 시내였던지라 이런 경치는 의외였다. 이번 여행에서 묵었던 호텔 뷰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다.



 

 

보스턴으로 떠나는 마지막 날, 또 다른 한인 타운인 팰리세이드 파크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발소와 미용실에 들러 온 가족 머리도 자르고…


 



홍반장이란 중국집에서 자장면, 짬뽕, 탕수육을 시켜 먹었다. 다들 맛있게 잘 먹었다.

풍요로운(?) 뉴저지 교민들이 부럽단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오후 늦게 뉴저지를 출발하여 열심히 밟아 밤이 되어서야 보스턴 우리 집에 도착하였다. 늦은 저녁으로는 뉴저지 한남 체인에서 사 온 보들보들한 순대를 먹었다. 아 또 먹고 싶어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국 음식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올여름의 가족 여행은 잘 마무리되었다. 알차게 잘 보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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