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여름 캠핑

 
기간: 6월 22~29일
장소:  Myles Standish State Forest 
 
Myles Standish State Forest는 몇 년째 여름마다 캠핑을 하는 곳이다. 낚시와 호수에서의 수영을 좋아하는 아들아이를 위해 매년 이곳 캠핑 사이트를 예약하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딸아이가 써머 캠프에서 일을 하게 되어서 딸을 남편에게 맡기고 온전히 아들아이와 둘이서만 캠핑을 하게 되었다. 
 
비바람이 부는 등 날씨가 안 좋다 싶으면 철수하고, 주말에는 아이 친구 Robert의 Bar Mitzvah 행사도 있었기 때문에 집과 캠핑장을 왔다 갔다 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캠핑 첫날부터 낚시 시작

 
 
캠핑 첫날 도착하자마자 낚시를 시작한 아들은 호숫가에 아주 커다란 배스가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반 농담처럼 그 배스를 잡겠다고 했던 아들이...  
 
 

 

진짜로 잡아버렸다.

둘째 날 오후, 그야말로 얼떨결에 모든 일이 일어났다. 아들이 무심코 던진 인공 미끼를 배스는 물어버렸고 아이의  초보용 낚싯대는 그 커다란 덩치를 감당하지 못하였다. 결국 두 손을 이용하여 배스를 물밖로 끌어내었다. 아들의 외침을 듣고 뛰어간 나는 이 놀라운 장면을 동영상으로 모두 담아낼 수 있었다!   
 
 
 

 
 
옆 사이트에서 캠핑 중이던 조쉬와 그 엄마인 마리나를 불러서 자랑 자랑 또 자랑. 15년 넘게 여름마다 이곳에서 한 달씩 캠핑을 하던 이들도 이렇게 큰 물고기는 거의 본 적이 없다고 얘기해 주었다.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중(우리는 잡는 즉시 그냥 풀어주지만 조쉬네는 늘 잡아먹는다), 이렇게 큰 물고기를 손질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조쉬네 할아버지인 관계로 선물로 드리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아들아이는 그냥 풀어줄걸 그랬다고 후회하게 되었으니... 정신없었던 그 당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좀 더 차분하게 고민해 볼걸 그랬구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자랑스러운 아들의 사진은 방안과 부엌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걸어두었다. 
 

 

조쉬 할아버지의 생선 스프

 
 
여담으로...
조쉬 할아버지는 캠핑을 하시는 동안 매일 아침저녁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가지고 직접 수프를 만드신다. 물고기들을 손질하여 버터와 함께 오랫동안 볶은 양파, 월계수잎, 당근과 감자를 넣어 만드는데 생각보다 든든하고 맛난 건강식이다. 예전부터 몇 번 얻어먹어 봤는데 여름이면 생각날 정도로 이 수프를 좋아하게 되었다. 구소련에서 벨라루스, 그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 가족 역사를 생각해 보면, 동유럽 스타일의 수프가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   
 
 
 

이 정도의 Sunfish는 이제 뭐 흔하게 잡는 거고...

 
 
보이스카웃에서 딸 수 있는 Merit Badge 중에 ‘낚시’가 있는데, 고기를 잡아 손질하여 머리, 몸통, 내장을 분리하고, 그 고기로 요리하는 과정을 완료하면 배지를 받을 수 있다. 캠핑 온 김에 이 과정을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물론 이 모든 것은 JS 언니와 아들인 JH의 도움이 컸다.   
 
 

 

잡은 물고기 두 마리를 죽여서... 음..
고통을 줄이기 위해 급소를 찔러 가급적 빨리 죽이려고 하였으나 그중 한 마리는 끝까지 죽지 않고 펄떡거려서 아들내미가 많이 당황하였다. 
 
 
 

 

물고기를 손질하였는데, 이 순간이 아들에게는 제일 힘든 시간이었단다. 사실 계획에 없던 거라 손질 도구도 변변찮았다.


 
 

 



라면에 손질한 물고기들 투하. 이름하야 Fish Noodle Soup! 그리고 아들은 이를 맛나게 먹었다. 

이 모든 것들을 인증샷으로 남겼고, 집에 와서 사진과 함께 날짜, 장소, 방법 등을 세세하게 기록하였다. 나중에 보이스카웃 여름 캠프 때 모든 다큐멘터리를 제출하여 낚시 Merit Badge를 얻을 수 있었다.



 

 
 
아이가 낚시 다음으로 좋아하는 호수에서의 수영. 아직 수영을 잘 못하는지라 라이프재킷을 입었다. 저렇게 호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그렇게 좋은가 보다.
 


 

 
 
그러다 아들아이가 엄마를 부르길래 뒤돌아보니, 호수 한가운데에 저렇게 서 있었더라는. 여태까지 호수 한가운데는 발이 안 닿을 정도로 깊다고 생각하여 열심히 발차기를 하며 수영했었는데, 허리정도의 얕은 수심인 곳도 꽤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아들도, 나도 한동안 어이없고 황당해하며 웃어댔다.
 
사진으로는 안 찍었지만, JS 언니와 그 아들인 JH가 하루 놀러 와서 우리와 시간을 보냈었다. 수영을 잘하는 JH가 아들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쳐주었는데, 이때 아이가 큰 도움을 받았다. 물속에 머리 담그는 것을 어려워하던 아이가 어느 정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 외에도 아이와 나는 카약을 타며 이리저리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가볍게 아침 산책을 하기도 했는데, 다음에는 자전거도 싣고 와서 여기저기 타고 다녀야겠다 싶다.

아 여유롭고 즐거운 캠핑이었다.
아들아… 엄마는 너랑 함께한 시간이 참 좋았는데 너는 어땠니? 나중에 이 순간을 가끔은,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가족 여행 1  (2) 2024.10.27
Portland in Maine  (0) 2023.09.23
한국 방문 2 - 경주  (1) 2022.08.31
한국 방문 1 - 강원도 양양  (0) 2022.08.24
플로리다 올랜도 3 (Universal Studio)  (0) 202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