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20일,
아들아이는 보이스카웃 여름 캠프를 다녀왔다. 작년에 첫 캠프를 다녀와서는, 재밌기는 한데 너무 더운 데다 음식은 맛없고 잠자리는 냄새나고(그 와중에 우리 아들, 일주일 동안 샤워를 한 번밖에 안 했었다) 등등으로 힘들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올해는 안 가고 싶다는 뜻을 살짝 내비치었는데, 엄마로서 단호하게 캠프에 보내버렸다.
다른 부모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 자식 귀한 줄은 아는지라 평소 깨끗하게 입히고, 좋은 거 먹이려고 하며, 아이가 원하는 것은 내 능력 안에서 해주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아이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 피하고 싶지만 대면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참을성과 인내심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더럽고 냄새나는 공용 텐트 안에서 벌레와 싸우며 잘 줄 알아야 하고, 퍽퍽하고 맛없는 음식도 감사하며 먹을 수 있어야 하며, 샤워를 안 해서 더럽더라도 친구들끼리 서로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작 일주일인데 그것도 못 참아 내는 아이? 나는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다. 어른이 보호해 주는 안전한 테두리 안인데, 그 정도의 고생은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는 작년에 좋았던 기억을 간신히 떠올리며 (정말 가기 싫었지만) 엄마에게는 잘 다녀오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캠프를 시작하게 된 아이.
핸드폰을 가져가긴 하였지만 응급 상황에서나 쓸 수 있게 되어 있던 터라, 캠프 내내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3일이 지난 늦은 저녁, 아이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 지금 전화통화 할 수 있어요?'
나는 너무 놀라서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슴이 다 벌렁거렸다. '아이가 크게 다쳤나? 아니면 너무 힘들어서 집에 데리고 가 달라는 건가? 뭐지? 무슨 일이지?'
- OO야! 왜? 무슨 일 있어?
-... 아니요?... 그냥 엄마랑 전화 통화하고 싶어서요.
차분한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때의 안도감이란.
다른 아이들이 떠들며 놀고 있는 동안 아들아이는 잠시 벙커 텐트 안에 들어와 쉬는 중이란다. 캠프는 아주 재미있고, 음식은 괜찮으며(메뉴는 작년과 비슷한데, 신기하게도 예전처럼 아주 맛없진 않다고)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고 하였다. 다행이었다. 모든 것이 작년 캠프와 같은 조건이었을 텐데, 아이는 불편함에 이미 적응이 된 상태였던 것이다.
일주일 후 아이가 집에 왔을 때, 아이는 까맣게 타 있었고 왠지 조금 더 큰 듯 보였다. (충격적이게도) 작년에 그나마 한 번이라도 했던 샤워를 이번에는 한 번도 안 했단다. 이유는 오전에 호수에서 실시된 수영 클래스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아! 아이를 오랫동안 괴롭히던 수영. 여름 방학 직전에 보이스카웃 수영 테스트는 패스하였고(기특한지고), 이번 캠프에서는 수영 메릿 배지까지 획득하였다(야호!). 이젠 호수 깊은 곳까지 잠수하여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단다. 나는 아들아이를 당분간 물개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그리고 주변분들에게 우리 아이를 'OO the 물개'라고 불러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더랬다. 나의 맘고생을 알고 있던 분들도 기뻐하며 아이를 그리 불러주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과연 아이는 캠프 내내 잘 지낸 듯 보였다.
















그래 아들. 그럼 됐다.
작년 여름과는 또 다른 아들, 훌쩍 자라난 아들이어서 고마워. 그렇게 일 년 일 년을 꾸준히 성장해 나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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