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4) 썸네일형 리스트형 평범한 설날 새해가 되면 성당에서 한국 달력을 배부받는다. 그 달력을 보면서 일 년을 쭈욱 훑어보는 게 한 해의 시작이다. 이때 구정과 추석이 언제쯤인지, 양가 부모님들의 음력 생신이 언제쯤인지 미리미리 체크를 하곤 한다. 그런데 올해의 설날은 너무 갑자기 찾아온 느낌이다. 매년 그렇듯이 정말 의미 있는 구정을 챙기고 싶지만 늘 그렇듯이 올해도 평범하게 보냈다. 나의 항변은 '여긴 휴일도 아니고 애들은 평소와 똑같이 학교 가는데 따로 구정 챙기기 어렵다'였는데, 올해는 구정이 주말이었는데도 결국 변한 건 없었다. 게으른 자의 변명이었음을 인정해야겠다. 토요일에는 아들아이가 친구를 초대하여 우리 집에서 플레이데이트를 하였다. 이 친구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7학년이 되면서 새로 사귀게 된 아이인데 이름은 Andrey이다.. 2023, 새로운 시작! 2023년 계묘년의 날이 밝았다! 새해라고 특별한 건 없었지만 아침에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며 일상적인 보통의 하루를 시작했다. 점심으로 떡국을 했는데,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짧은 시간 안에 떡국떡을 부드럽고 말랑하게 만드는 비법을 배워서 그대로 따라 해보니 꽤 괜찮았다(참고로 우리 식구는 쫄깃한 떡보다 말랑말랑한 떡을 좋아한다). 그 비법인즉슨 떡국떡을 물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주면 된다. 그리고난 후 떡을 잘 씻어서 떡국을 끓이면 전분이 씻겨나와 국물이 걸쭉해지지도 않는다. 오~ 괜찮다. 다행히 온 식구가 잘 먹어주었다. 오후에는 옆집에 사는 중국인 엄마가 새해라며 집에서 만든 스프링롤을 보내왔다. 아이들을 위한 조그만 선물과 손카드까지 말이다. 예전에 우리 아들이 동갑내기 그 집 딸한테 .. 2022년 12월 휴.. 작년 마지막 한 달은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2023년 새해를 맞이하였는데 이렇게 뒤늦게 2022년을 마무리한다. 하긴 작년과 재작년 여름휴가 때 여행 후기도 아직 못 올리고 있으니. 아니 뭐 이런 게으름이 다 있나! 딸아이는 간헐적으로 베이킹에 열을 올릴 때가 있다. 특히 학교나 학원 같은데서 팟락이나 도네이션 같은 행사를 하게 되면 꼭 쿠키나 파이, 케이크를 만들어서 참여를 하곤 하였다. 이번 12월 한 달 동안에는 두 가지 파이를 만들었다. 전체 사진은 못 찍었는데, 위에 것은 Treacle tart라는 것이다. 딸아이 말에 의하면 해리포터가 좋아하는 디저트란다. 영국의 전통 간식 중 하나라던데 딸아이와 나는 생전 먹어본 적이 없는 디저트이다. 딸아이는 태권도 학원의 연말 팟락 파티를 .. 추수 감사절 in 2022 - 엄마! 라따뚜이 알아요? 라따뚜이 먹어본 적 있어요? - 아니? 먹어본 적 없는데? - 이번 땡스기빙 때 라따뚜이 만들어 볼게요. - 오~ 그렇지 않아도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기대된다! 딸아이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랍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였다. 딸아이가 아직 아기였을 때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한동안 매일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틀어 시청하곤 하였다. 스토리, 음악, 파리의 야경,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나를 설레게 했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영화 속 라따뚜이의 맛은 늘 궁금하였지만 여태까지 시도해볼 생각은 못해봤었다. 추수감사절 날 아침, 아이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 차분하게 라따뚜이를 만들어나갔다. 그리하여 이렇게 모양도 이쁘고 맛도 근사한 라따뚜이를 완성해 냈다.. Bar Mitzvah 아들내미가 유대인 친구 Matthew의 바 미츠바(Bar Mitzvah)가 되는 의식에 초대를 받았다. 바 미츠바는 '율법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 의식은 유대인들에게 있어 결혼식 못지않게 큰 행사라고 한다. 남자아이들은 13살, 여자 아이들은 12살이 되면 성인식(남자는 Bar Mitzvah/ 여자는 Bat Mitzvah가 되는)을 갖게 되는데, 이는 유대인 법과 전통에 의해 성인으로서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고 한다. 실제로 아이의 아버지는 "저를 이 아이에 대해 책임질 역할에서 벗어나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10대의 두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요즘 나의 고민과 연결되어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같다). 이렇게 성인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 대중 앞에서 토라를 읽는다거나.. 한국 방문 2 - 경주 양양에서 올라오고 난 후, 우리는 다 함께 판교 CGV에서 '탑건-메버릭'을 관람하였다. 내가 '탑건'을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가 중학교 때였을 것이다. 그로부터 35년? 36년? 세상에나... 그 영화의 속편을 내 두 아이들과 보다니. 그때 상상이나 해봤을까? 속편이라 아무래도 이전 이야기를 알면 재미가 배가 되는데, 딸아이가 옆에서 궁금해하며 물어보면 나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떠듬떠듬 설명해 주곤 하였다. 어쨌든 영화는 심장 쫄깃하게 아주 잘 만들어진 듯했다.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며칠 후 우리 식구는 SRT를 타고 경주 시댁으로 내려갔다. 나는 흔히 며느리가 시댁에 가면 느낀다는 불편감을 잘 느끼지 않는다. 예민하지 않은 편인데다 특별히 어른 앞에서 긴장하지 않는 내 성격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 방문 1 - 강원도 양양 아이들이 방학을 하자마자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출발하였다. 아이들은 5년 만에, 나는 3년 만에 방문하는 한국이었다.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꿈같은 6주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 나는 2-3년마다 꾸준히 방문해 온 것 같은데 한국은 그때마다 크게 변해 있었다. 그래서 늘 그 낯섦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유창한 한국말을 쓰면서(아니 실은, 한국말도 어버버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기본적인 것들을 묻고 다녀야 했다. 양가 부모님은 눈에 띄게 늙어 계셨다. 거동이 불편해진 친정 엄마는 얼마 전 요양원에 들어가셨고 나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엄마를 면회하기 위해 몇 차례나 택시를 타고 외진 길을 달려야만 했다. 건강하셨던 외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던 우리 아이들은 침대에 누워계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눈시울을 .. 견진 성사 6월 4일, 딸아이가 성당에서 견진 성사를 받았다. 세례 성사가 출생을 의미한다면 견진 성사는 성장과 성숙을 의미한다. 즉 견진 성사를 받음으로서 신앙적으로 더욱 견고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로서 상당히 중요한 성사인데, 이를 위해 아이는 지난 1년 동안 주일학교 견진반에서 집중적인 교육을 받으며 준비해왔다. 사실 나는 몇 년 전부터 그러니까 아이의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우리 아이가 견진 성사를 제대로 받을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학교에서는 나름 모범생이고 집에서는 흔한 사춘기 아이였지만, 주일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아이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은근하게 삐딱선을 타며 반항하는 아이. 물론… 엄마인 나는 아이가 그렇게 성당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 이전 1 ··· 3 4 5 6 7 8 9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