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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Goodbye 2020... Welcome 2021!

 

2020년 12월 31일 아침, 문자가 왔다.

COVID 때문에 연말연시에는 어디 모임 갖지 말고 집에 가만히 머무르랜다.

네~ 우리 같은 모범 가족 또 없습니다. 

 

2020년 마지막 날 아침에 받은 문자

 

우리 가족은 2020년 마지막 산책을 다녀왔다.

 

땅 위에 쌓여 있던 눈은 이미 다 녹아 물길을 이루고 있었다. 다음에 오면 이 물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메마른 낙엽들만 남아 있을 것이다.

 

 

한겨울 날씨라기보다 3월의 봄 날씨에 더 가깝다. 흰 눈이 잔뜩 쌓여있어야 할 텐데, 매년 따뜻해져 가는 보스턴의 겨울.

전반적으로 기온이 오르기도 하였지만 갑작스러운 폭우나 강풍 같은 악천후도 잦아지고 있다. 요즘 날씨 참 걱정스럽다.  

 

설거지 중인 아들내미

산책 후 점심은 각자 알아서 먹고 치우기.

딸내미가 동생과 함께 먹겠다며 라볶이를 만들었는데 자기 취향에 맞춰 어찌나 맵게 만들었던지... 얼굴이 시뻘게진 아들내미는 연신 물을 마셔대면서도 누나가 해줘서 맛있단다.

 

2020년 마지막 저녁 메뉴는 토마토 맛과 매운맛 훠궈.

훠궈 먹는 날은 사실 냉장고 터는 날이다. 이렇게 2020년의 묵은 것들을 싹 해치워 버려야지.

 

저녁을 먹은 후, 나는 딸아이와 아들아이 친구 엄마들과 신년 인사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중에는 의료계에 종사하는 엄마도 있는데 자신은 지난주에 이미 백신을 맞았다며 희망을 갖자고 나에게 얘기해 주었다. 모두들 한마음으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과 서로 어울려 놀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염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2021년이 밝았다!

 

딸아이는 아침부터 한복을 꺼내 달라고 하였다. 한복 입고 엄마 아빠, 한국에 계신 가족에게 세배하고 싶단다. 어릴 때야 한국에서 고운 새 한복을 공수받아서 입히곤 하였지만,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한복은 거들떠도 안보길래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또 왜 저러는지... 하루하루 널뛰기하는 사춘기 딸 맞다.

 

그래서 내 한복을 입어보라고 꺼내 주었는데, 아무래도 딸아이한테는 많이 작다. 그래도 거울 보며 신나서 둥실둥실 춤추고 아빠와 동생 앞에서 자기 어떠냐며 한 바퀴 빙그르르 돌기까지 하는 딸내미. 나중에 한국 가면 예쁜 한복 사줄게 했더니 좋다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아들내미는 말없이 또르르 뛰어가더니 세상에나... 옛날 사촌 형아가 물려준 한복을 어디서 찾아내서는 야무지게 입고 내려왔다.   

 

제대로 세배하는 법은 미리 유튜브를 찾아봐야 한다. 몇 번의 예행연습을 한 끝에 조신하게 세배하는 아이들.

한국에는 한국식으로 구정 때 정식으로 세배드리기로 하였다. 기분 좋은 아빠의 덕담과 세뱃돈은 아이들을 다시 한번 덩실덩실 춤추게 하였다. 

 

내친김에 한국 가족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비올라 연주 좀 해주시고.

 

 

사실 떡국은 우리 식구가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다. 그래도 한 살은 먹어야 하니까...

매년 떡국 먹을 때마다 아이들은 똑같은 질문을 한다. 새해 첫날에 떡국 먹어 한 살 먹고 구정 때도 떡국 먹어서 한 살 먹고 생일 때도 한 살 먹고, 그러면 자기 나이는 어떻게 계산하냐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적 나이 계산법이랑 현대적 국제 나이 계산법을 같이 챙기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은 해주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외친다.

'제발 좀 그냥 먹어!' 

 

와우~

2021년 신축년 새해는 뭔가 다르겠지? 살짝 기대 좀 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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